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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츠라] To. @with_egg2

lemonflows 2016. 2. 10. 00:48


BGM이에요 u3u 글 쓸 때 들었던 거!

*사카모토 타츠마 x 카츠라 코타로

* @with_egg2 님에게 드리는 생일 축전 글



넓디 넓은 우주를 떠돌며 사카모토는 거의 언제나 반짝이는 별들에 파묻혀 있다시피 했다. 그것은 사카모토가 원한 것이었고 그렇기에 그는 그것에 충분히 만족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따금 걷잡을 수 없이 우울해지는 때가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고 그렇게 좋아라 하는 별도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 볼 수 있으며 그 외에 부족한 것이라곤 없었는데도 그랬다. 이럴 때마다 눈치가 빠른 무츠는 기특하게도 지구에 들를 것을 제안했고, 눈에 익은 풍경의 고향별에서 술잔 조금 기울이고 나면 사카모토의 우울도 한동안은 사그라들었다. 분명 그랬을 텐데. 글쎄, 요즘은 좀 이상한 것 같다. 발목을 잡는 우울은 좀 더 자주, 그리고 좀 더 오래 머물기 시작했다. 사라졌나 하면 나타나고, 흩어졌나 하면 몰려온다. 그리고 무츠가 참아줄 수 있는 정도는 한계가 있었다. 사카모토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고, 무츠와 아무리 가깝다고는 해도 서로가 남인 이상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해 줄 수는 없다는 것 또한 익히 알고 있었다. 지구에 가는 건 아무리 좋게 봐 줘도 엄연한 땡땡이였고, 자기 하나 때문에 배를 돌리는 것도 솔직히 말하면 낭비이며 손해였다. 그런데도 기꺼이 따라 주는 선원들과 나서 주는 무츠에게 감사하지 못할 망정, 자꾸 조르면 쓰나. 사카모토는 평소처럼 유쾌하게 웃으며 다른 생각을 하려고 애썼다. 홀로 갑판에 기대어 별이 흘러가는 우주를 넋놓고 바라보자니 정말 엉뚱하게도 문득 별이 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한 달 지났나?  그의 등을 타고 기어올라 어느 새엔가 어깨에 올라앉은 우울은 도통 떠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고, 사카모토는 여전히 별이 보고 싶었다. 아직도 그는 우주에 있었고 갑판에 나가 고개만 돌리면 몇천, 아니 몇만 개의 별들이 곁을 스쳐 지나가는데도. 한 달 내내 별이 보고 싶은 이유를 열심히 고민했지만 이유를 도통 알 수 없어 결국 사카모토는 그게 그냥 우울이 가져오는 바보같은 생각일 뿐이라고 치부해버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해 버린다고 우울이 어딜 가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물론 별도 계속 보고 싶어지고.
결국엔 사카모토가 먼저 나가떨어졌다. 그 놈의 별이 어떤 별이기에, 대체 얼마나 대단하기에 저 화려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바깥의 별들을 몇 번씩이나 봐도 만족이 안 된단 말인가? 사카모토가 우주에 질린 것은 분명 아니었다. 비록 멀미가 좀 심하게 나긴 하지만 배의 키를 잡으면 여전히 흥분되고 아직도 새로운 별을 발견하는 것만큼 들뜨는 일이 없으니까. 별이 넘실대는 우주는 질릴 수 있을 리가 없고. 그럼 이 허함은 대체 뭐 때문이지?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던 사카모토는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이렇게 계속 의미없이 땅만 파는 것보다는 차라리...




고러췌. 이렇게 지구에서 술이나 한 잔 하는 게 최고다 안혀? 
사카모토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술을 모든 테이블에 한 병씩 돌리고서 시원스레 웃음을 터뜨렸다. 무츠 허락 없이 혼자서 몰래 나온 것이긴 해도 함선 업무에 별 지장은 없을 것이다. 무츠는 능력있는 부함장이니까, 고럼. 물론 함대가 데리러 왔을 때 들을 잔소리를 생각하면 좀 겁나기는 하지만 지구서 술 좀 마시니까 기분이 조금 나아진 것도 같고. 아하, 신나는구만. 그러고 보니까 결국 함대를 지구로 오게 만들어버렸네. 이거 참, 데리러 오면 술이라도 몇 병 돌려야겠어. 사카모토는 다시 웃으며 술을 한 잔 더 들이켰다. 
술집은 붐비고 있었다. 원래도 어딜 가나 웬만한 술집은 복작복작했지만 오랜만에 온 지구의 단골 술집은 오늘따라 유난히 더 붐비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고 보면 왜 나는 우울할 때 항상 지구에 왔더라. 사카모토는 술잔을 든 채로 잠시 엉뚱한 생각을 시작했다. 오늘 지구에 온 이유도 우울할 때마다 지구에 다녀간 기억 때문에 혹시 이번에도 지구에 갔다 오면 괜찮아질까 생각하고 온 것이었지, 뭔가 특별한 이유나 할 일이 있는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무츠가 제안해서 온 것이긴 하지만, 무츠도 처음부터 지구에 갈 것을 종용하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한 번 시도해 봤는데 의외로 잘 먹히니까 계속 얘기를 꺼내는 것 뿐이지. 으음. 내가 지구에 올 때마다 뭘 했더라? 저번엔 대원들 술만 사준 것 같고, 저저번엔....엄, 저저번에.... 에라. 영 기억이 나질 않았다. 사카모토는 곧 기억하는 일을 그만두었다. 술에 취한 머리가 얼마 되지 않은 일을 기억하는 것도 힘들다며 하도 어찔거려 대서. 그 대신 자신이 많이 취한 것은 자각할 수 있었다. 함대를 오래 비울 생각은 아니었기에, 그는 이만 밖에 나가 술기운을 좀 물리친 다음에 무츠에게 연락을 줄 생각으로 의자를 살짝 밀고 일어섰다. 
술집을 나와 몇 걸음을 걸었나. 아니. 몇 건물을 지나쳤나? 알아채지 못한 걸 보면 후끈한 술기운이 여즉 머리를 맴돌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 때였다. 그래.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골목 안에서 지금 막 가로등 불빛을 지나친 참이었다.

“사카모토.”

문득 소름이 쫙 돋았다. 이게 누구 목소리더라? 사실, 아무리 정신이 없는 상태더라도 굳이 되물을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사카모토 타츠마는 이 목소리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칼 소리와 대포 소리, 고함 소리와 비명 소리. 피와 비 냄새가 떠다니고 모두들 반쯤 제정신이 아니었던 그 때. 그 때에 너는, 그 칙칙한 곳에서.

“뒤도 돌아보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없는 겐가?”
사카모토에 견줄 만큼 호탕한 웃음소리가 울렸다. 굳어버린 채로 어깨가 붙잡혀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돌려진 사카모토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어둡고 진한 올리브그린 눈동자가 사카모토를 똑바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카츠라 코타로.

술기운은 저 멀리 달아난 지 이미 오래였다. 즈라가 쫓아버렸나? 사카모토는 알 수 없었다. 내 정신은 멀쩡한데, 아직도 술기운이 들어앉은 것마냥 어찔어찔한 머릿속은 어떻게 된 일이지? 이것 또한 사카모토는 알 수 없었다. 머릿속에서 탁구공이 야단스럽게 튕겨대며 탁 탁 소리로 안을 가득 채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산산히 부서지는 가로등 불빛은 마치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 술은 분명히 깼는데. 즈라 네 짓이야? 역시 사람 흔들어 놓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니까. 음. 아마 예전부터.

“하. 하하하.”

사카모토의 것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의 어색한 목소리가 목구멍에서 억지로 뽑아져 나왔다. 항상 습관적으로 웃던 그 유쾌한 웃음마저 나오지 않을 만큼 당혹스러워서, 그의 최선을 다했음에도 그랬다.  

“....즈라.”

도무지 떼어지지 않는 입술을 뜯어내다시피 해 간신히 이름을 불렀다. 카츠라가 고개를 갸우뚱하자 검은 머리도 밤하늘처럼 흔들렸는데, 취한 듯이 어른거리는 가로등 그림자가 카츠라의 얼굴을 덮어 마치 입술이 진홍빛으로 물든 듯한 착각을 주었다.  
사카모토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심장이 갑자기 죽어버린 것 같았다. 잠시 기다려 보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조용하다. 사람들은 자꾸만 어깨를 부딪혀 가며 지나가는데, 주변은 평범하게 와글거리는데도.
머릿속이 두근거리는 소리로 가득 채워진 것은 순식간이었다. 심장이 참다 참다 토해낸 감정이 물밀듯이 솟아올라 사카모토를 덮쳤다. 아까까지만 해도 그를 비웃던 가로등 불빛은 시끄럽게 소곤대고 있었다. 쏟아지는 거리의 불빛들. 지나치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카츠라와 자기 둘만 멈춰 있는 것 같다. 사카모토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어 카츠라의 입가를 매만졌다.

순간 별이 웃음지었던 것 같았다.

먼지 날리는 피투성이의 그 곳에서, 잿빛만이 건조하게 달라붙어 있는 그 곳에서. 그 칙칙한 곳에서.
유일하게 반짝였던 사람. 

사카모토 타츠마는 별에게 입을 맞추었다.


-


ㅋ.
ㅋ.ㅋ
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아이고....끝이 완전 급전개라 너무 죄송하네요 ㅠㅁㅠ 에그님 생일 축하드려요~!! 에그님 축전만큼은 정시에 맞춰드리고싶었는데 끄트머리 쓸 때 좀 정신이 없어서... 지금 장문의 편지를 써드리고싶은ㄴ마음이 너무 굴뚝같지만 시간 관계상 많이 써드릴 수가 없어서 죄송해오 ㅠㅠㅠㅠㅠㅠ일어나시면 보겟ㅅ죠 아악(수치사) 사ㅏ랑해요 에그님...저도 제가 멀ㄹ썼느ㅜㄴ지 모르겠서요 죽여주시옵소서 죽ㄱ여주새오 ㅠㅁㅠ 미미아내요....제가 마니 사랑하눈ㄴ거 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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